[이와오이] With You

2019. 6. 28. 23:06

※ 7/20 오이른 배포전에 발간될 웹재록본 샘플입니다. 웹 가독성을 위해 편집되었으며, 회지에는 수정 후 들어갑니다!

※ 파트별로 짧게 넣었습니다.

 

 

Ⅰ. Birthday

 

 

밤늦게까지 시라토리자와의 영상을 본 탓인지 드물게 늦잠을 자버렸다. 그 쿠소카와도 아니고 이런 실수를 하다니. 자신의 못남을 탓하다 이내 머리를 세게 털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방학인데 하루쯤은 빼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지만, 생각에만 그치고는 급하게 챙겼다.

 

중학교에 올라가 주전 자리를 꿰찬 이후, 매일 아침 오이카와와 함께 배구 연습을 시작했다. 아무리 재미로 시작한 배구라 해도 계속된 패배는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오이카와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이와이즈미 역시 그들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어제 늦게 자는 것 같더니 결국 늦었네. 어휴, 토오루 군은 기다리다가 먼저 간다고 전해주래.”

“네. 다녀오겠습니다!”

“아, ~~~ 전해주렴!”

 

약속을 한 건 아니었지만, 늦었다고 투덜댈 오이카와가 생각 나 마음이 급해 어머니의 말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어머니의 말과 동시에 아침부터 무언가 빠트린 듯해 조금 찝찝했으나, 지금은 체육관으로 달려가는 게 중요했다.

 

“이와쨩 늦었잖아!”

 

제가 늦어도 배구 하고 있었을 거면서, 오이카와는 꼭 혼자 가게 될 때면 불평하곤 했다. 미안. 그래도 변명 없이 담백하게 사과하면 눈만 흘긴 채 더는 불평하지 않는다.

 

방학이라 해도 꾸준히 연습했던 배구부도 일주일간 휴식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새를 참지 못하고,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함께 배구하기를 청했다. 직접 말하진 않았으나, 그 눈빛을 이와이즈미가 눈치 못 챌 리 없었다. 모든 체육부가 휴식이라 개방되어 있지 않은 체육관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는 데다가 선생님들께 귀염을 받고 있는 오이카와에게 허락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리하지 말고 연습한 뒤엔 문만 꼭 잠가둬라~. 막기는커녕, 너무 쉽게 열쇠를 건네는 선생님과 분명 무리할 거면서 해맑게 웃으며 답하는 오이카와를 번갈아 가며 어이없게 쳐다봤지만, 배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조용히 있었다. 이와이즈미는 이럴 때 보면 저 역시 배구 바보라는 사실을 인정하곤 했다.

 

배구가 실내 체육이라 해도, 한여름의 더위는 무시할 게 못 됐다. 평소라면 몇 번은 더 뛸 수 있었을 오이카와조차 더러운 바닥도 개의치 않으며 먼저 대자로 드러누웠고, 그를 보던 이와이즈미도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그를 따라 옆에 누웠다.

 

“이와쨩.”

 

이와이즈미는 숨을 고르며 천장만을 바라보던 중, 옆에서 대뜸 저를 부르는 오이카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 아니야! 시선이 마주하기도 전 오이카와는 몸을 일으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그를 따라 일어나며, 살짝 어색해 보이는 오이카와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말을 꺼냈으면 끝내던가. 뭐야, 싱겁게.”

“아니야. 그나저나 꽤 오래 한 것 같은데 이제 집이나 갈까?”

 

 

(중략)

 

 


Ⅱ. Marry

 

“이와이즈미 대리님! 그래서 그날 어떻게 됐어요?”

“? 아, 그거…, 글쎄요. 말한 지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 합숙이라서 얼굴도 보지 못하고 있네요. 뭐, 가벼운 사항이 아니니까 그 녀석도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아…. 볼일이 그거뿐이라면 먼저 퇴근해도 될까요? 네네…! 가셔야 하는데 붙잡아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그럼.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한껏 들뜬 얼굴로 다가왔던 여사원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어렸지만, 이와이즈미는 신경 쓰지 않고 회사 밖을 나섰다.

 

 

그녀가 말한 그 일주일 전은,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에게 프러포즈를 한 날이었다. 오래 사귀기도 했고, 마침 동거도 하고 있었으니 이쯤 되면 결혼해도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했고, 남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이면의 이유는 조금 달랐다.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전보다 더 유명해지기 시작한 오이카와를 노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이전의 오이카와도 인기가 없지는 않았으나, 국가대표가 되고 TV에 나오는 일이 많아지자 그 인기는 떨어질 줄을 몰랐다. 물론 오이카와가 저를 버리고 남들에게 갈 거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해서 마냥 기분이 좋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혼자 질투하는 것도 꼴사납고,―질투하면 그 모습이 좋다고 웃는 오이카와의 모습은 조금 귀엽긴 하지만 이건 별개의 문제다.― 주변에서 언제 결혼하느냐고 성화였으니 이때다 싶었다. 마음먹기가 어려웠을 뿐, 그 뒤의 일은 일사천리였다. 수월한 일 처리를 지켜보던 마츠카와나 하나마키는 그동안 프러포즈도 안 하고 어떻게 버텼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나, 이와이즈미는 답할 정신조차 없었다. 어떻게 해야 오이카와가 기뻐할까, 어떻게 해야 오이카와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은 조금 고역이기는 해도, 오이카와를 위해서였으니 그것마저 달콤한 시간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했던 거에 비해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실망스러움에 가까웠다.

 

‘오이카와, 나 이제 단순히 동거하는 게 아니라 정식적으로 너와 함께 살고 싶어.’

 

소소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선물을 좋아하는 오이카와를 생각해서 거창하게 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심을 보이며 반지를 선물했다. 민망함을 무릅쓰고 친구 놈들을 상대로 수십 번 연습을 거듭한 끝에 결국 성공했던 고백도, 더듬지 않고 무사히 끝맺을 수 있었다. 속으로 혼자 뿌듯해하고 있었건만, 어떤 형태로든 뒤이어 들려와야 할 오이카와의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의아함을 느끼고 바라본 그의 얼굴에는 이와이즈미의 기대와는 달리 기쁨은커녕 당혹스러움만이 담겨 있었다.

 

‘어, 이와쨩. 그게…. 아, 그러니까 언제부터…?’

 

뒷말이 무엇이었을까. 언제부터 결혼을 생각했어? 언제부터 준비했어? 언제부터…. 무슨 말이 나올지 예상되지 않아, 다급한 마음에 말을 자르며 네 마음 이해한다고, 괜찮다고, 나중에 네가 편할 때 답해달라고 말하고 저녁 식사를 대충 마무리했다. 어영부영 정리하고, 씻고,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니, 오이카와는 사라진 상태였다.

 

합숙이 있었다며 뒤늦게 연락이 오기는 했으나, 오이카와의 행동이 순전히 저를 피하고 있다는 것을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이와이즈미가 모를 리 없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오늘도 이와이즈미는 아무도 없는 집에 발을 들였다.

 

 


(중략)

 

 

 

Ⅲ. 선물

 

by. 이와이즈미

 

6월 10일. 여름으로 접어들 무렵, 주변의 축하와 함께 이와이즈미 가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성질이 급한 건지, 아니면 제 어머니를 위해서인지, 아이는 오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남편에게 아이를 받아 안은 이와이즈미 부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내 아이지만 좀 잘생긴 것 같지 않아? 벌써 팔불출이네.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고 있는 남편의 옆으로 옆집에 사는 오이카와 부인이 다가왔다. 아이를 보자마자 갑작스레 울음을 터뜨리는 통에, 옆에 있던 오이카와 씨는 그녀를 달래느라 쩔쩔맸다. 본인이 아닌지라 제 아내의 마음을 모르니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 무사히 세상에 나온 아이에 대한 고마움과 곧 다가올 제 아이의 탄생 등 여러 복잡한 생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행복한 날에 왜 울어. 그냥…, 기뻐서.

 

 

아이의 이름은 이와이즈미 하지메(岩泉 一).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고 7월 20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날, 똑같이 주변의 축하를 받으며 오이카와 가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 오이카와 집안의 늦둥이인 데다가 이와이즈미와는 다르게 조금 애를 먹었기에 걱정을 하긴 했지만, 걱정한 것치고는 꽤 건장한 아이였다. 아이의 이름은 오이카와 토오루(及川 徹).

 

현재의 이와이즈미가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쯤은 아니까 그런 것은 넘어가자.― 자신에게 첫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략)

 

 

 

 

by. 오이카와

 

7월 20일. 무더운 여름날, 주변의 축하를 받으며 오이카와 가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 배 속에 있을 때는 가만히 있질 않거나 입덧 등으로 제 어머니를 그렇게 못살게 굴더니, 나올 때쯤에는 아쉬운 모양인지 아이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야 겨우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도 아이와 산모 두 사람 다 건강하다는 말에 모두가 안심했다. 아이는 어때요? 오이카와 씨도 괜찮은 거죠?! 해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 올 수 없어 아쉬워하던 이와이즈미 부인의 연락에 간단하게 답해준 뒤, 오이카와 씨는 간호사에게 아이를 받아 안고는 누워있는 제 아내에게 다가갔다. 이전에도 그러긴 했지만, 아이를 가지고는 더 감정적으로 변한 듯 그녀는 얼마 전 하지메의 탄생 때와 마찬가지로 제 아들에게도 눈물을 보였다.

 

그렇게 좋아? 응…. 너무 예쁘다. 이와이즈미 씨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거 같아. 이제 막 나온 아이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쭈글쭈글한 얼굴이었음에도 아내와 제 눈에는 한없이 귀한 아이였다.

 

아이의 이름은 오이카와 토오루(及川 徹).

 

아이는 저보다 약 한 달 전에 태어난 아이와 언제나 함께이기를 바란 모양인지, 아주 잠깐 떼어놓아도 떠나가라 울었고, 투닥거리다가도 또 금세 화를 풀고는 옆에 붙어 있으려고 했다. 토오루는 정말 하지메가 좋은가 봐~. 오이카와 부인이 항상 하는 말이었고, 아이는 그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이와이즈미는 아니었겠지만, 오이카와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제 옆에 이와이즈미 하지메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오이카와는 저보다 먼저 태어나있었던 이와이즈미가, 저를 기다렸던 첫 선물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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